
공모전 요강 끝에 ‘응모작의 모든 권리는 주최 측에 귀속됩니다’ 같은 문구가 붙어 있으면 응모를 망설이게 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응모작의 저작권은 만든 사람에게서 시작하고, 주최 측이 쓸 수 있는 범위는 요강과 별도 합의로 정해집니다.
응모작 권리, 이렇게 나뉩니다
응모했다는 사실만으로 권리가 넘어가지 않습니다. 주최 측은 허락받은 범위 안에서만 씁니다.
짧은 답
- 저작권은 작품을 만든 때부터 생기며, 등록 같은 절차가 필요 없습니다(저작권법 제10조).
- 문화체육관광부의 2014년 공모전 가이드라인은 응모작 저작권이 응모자에게 귀속되고, 입상하지 않은 응모작에는 주최 측이 어떤 권리도 취득할 수 없다고 정했습니다.
- 입상작도 주최 측은 필요한 범위에서 이용허락을 받는 것이 원칙이고, 허락받은 방법과 조건 안에서만 쓸 수 있습니다(저작권법 제46조).
응모작 저작권은 처음에 누구에게 있을까요?
저작권법 제10조 제2항은 “저작권은 저작물을 창작한 때부터 발생하며 어떠한 절차나 형식의 이행을 필요로 하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공모전에 낸 포스터, 영상, 글, 캐릭터도 만든 순간 저작권이 생기고, 응모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권리가 주최 측에 옮겨 가지는 않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4년에 마련한 ‘저작권 관련 공모전 가이드라인’도 같은 방향입니다. 응모작의 저작권은 저작자인 응모자에게 원시적으로 귀속되고, 주최 측은 입상하지 않은 응모작에 대해 어떠한 권리도 취득할 수 없다고 정했습니다. 입상작이라도 저작재산권 전체나 일부를 넘겨받는 것으로 일방적으로 정해 알릴 수 없고, 주최 측 귀속 예외를 두려면 합당한 충분한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요강의 권리 문구는 어떻게 나눠 읽을까요?
요강의 ‘저작권’이나 ‘권리 귀속’ 조항은 대개 아래 세 가지 중 하나입니다. 판단 근거는 공정거래위원회가 2014년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아이디어 공모전 약관을 시정하며 밝힌 내용과 저작권법 조문입니다.

| 요강 문구 예 | 어떤 뜻인가 | 응모 전 볼 것 |
|---|---|---|
| “응모작·수상작의 일체 권리는 주최 측에 귀속” | 대가 없이 권리를 넘겨받는 조항입니다. 공정위는 2014년 이런 조항을 응모자·수상자에게 귀속되도록 시정했습니다. | 미입상작까지 포함되는지, 따로 대가가 적혀 있는지 |
| “수상작은 주최 측이 제한 없이 사용” | 범위 제한 없는 무상 사용입니다. 공정위는 수상자와 별도 약정을 맺어 쓰도록 시정했습니다. | 기간, 매체, 용도가 적혀 있는지 |
| “수상작은 기관 홍보물에 일정 기간 사용” | 범위를 정한 이용허락입니다. 공정위는 범위가 구체적이고 공모전 목적에 비춰 적정하면 대가가 없어도 불공정하지 않다고 봤습니다. | 적힌 범위 밖 사용은 다시 허락이 필요한지 |
세 번째 경우라도 주최 측은 허락받은 범위 안에서만 작품을 쓸 수 있습니다. 저작권법 제46조 제2항은 허락을 받은 자가 “허락받은 이용 방법 및 조건의 범위 안에서”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상금을 받았다면 저작권 대가도 받은 걸까요?
공정위는 같은 시정 건에서 수상작에 주는 여러 수상혜택도 “원칙적으로는 수상작에 대한 권리양수에 대한 대가를 미리 정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상금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저작권까지 넘겼다고 볼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권리를 넘기는 계약을 따로 맺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작권법 제45조는 저작재산권을 전부 또는 일부 양도할 수 있다고 정하면서, 전부를 양도하더라도 특약이 없으면 2차적저작물을 작성해 이용할 권리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합니다. 양도 계약서를 받았다면 2차적저작물 작성권이 따로 적혀 있는지 보세요.
가이드라인과 약관 시정은 무게가 다릅니다
공정위는 브리핑 질의응답에서 특허청과 문체부의 가이드라인은 “권고적인 성격”이고, 공정위 조치는 쓰이고 있는 규정이 약관법에 위반되는 무효의 약관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요강에 불리한 문구가 있다고 곧바로 무효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니, 응모 전에 문의처에 물어 답을 받아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응모 전에는 어떤 순서로 확인할까요?
제가 요강을 읽을 때 쓰는 순서입니다. 법에 정해진 절차가 아니라 놓치지 않으려고 쓰는 순서입니다.
- 권리 조항을 찾습니다. ‘저작권’, ‘권리 귀속’, ‘이용’, ‘활용’이 들어간 문장을 먼저 봅니다.
- 미입상작 처리를 봅니다. 입상하지 않은 작품까지 주최 측 권리로 적혀 있다면 문의할 대상입니다.
- 입상작 이용 범위를 봅니다. 기간, 매체, 용도가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지 확인합니다.
- ‘양도’라는 말이 있으면 대가와 계약을 봅니다. 상금과 별도로 대가를 주는지, 따로 계약을 맺는지 확인합니다.
- 응모한 날의 요강을 저장해 둡니다. 나중에 공지가 바뀌어도 응모 당시 조건과 대조할 수 있습니다.
사용 범위를 두고 다툼이 생기면 어디에 물을까요?
2014년 문체부 가이드라인은 공모전 저작권 분쟁이 생기면 응모자나 주최 측이 한국저작권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해 해결할 수 있다고 안내했습니다. 위원회 안내에 따르면 조정의 처리기한은 신청일부터 3개월 이내이고, 조정이 성립하면 재판상 화해(법원의 확정판결과 동일)의 효력이 있습니다.
신청 비용은 조정신청금액이 1백만 원 이하면 1만 원,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사건은 5만 원입니다. 신청 전에 한국저작권위원회 상담센터(1800-5455)에서 먼저 상담할 수 있습니다.
남는 질문은 무엇일까요?
2020년 10월에는 문체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창작물 공모전 지침’ 개정판을 배포했습니다. 공모전 유형별 세부 기준은 지침 원문에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아이디어·발명 공모전이라면 저작권 말고 특허 같은 산업재산권도 함께 걸릴 수 있으니, 요강의 ‘지식재산권’ 조항을 따로 읽어 보세요.
정리하면, 응모만으로 권리가 넘어가지는 않습니다. 요강의 문구가 ‘귀속’인지 ‘이용’인지, 이용이라면 범위가 적혀 있는지만 확인해도 대부분 판단이 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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